• 목록
• 답변
• 글쓰기

사람 관계에서 말이 많다고 해서
꼭 더 가까운 건 아니더라고요.
요즘은 오히려 아무 말 없이 그냥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
더 고맙고, 편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많아졌어요.

예전엔 친구랑 카페에 가면
뭔가 계속 이야기를 나눠야 할 것 같고,
침묵이 흐르면 어색해져서
괜히 쓸데없는 얘기로 채우곤 했는데요.

요즘은 그 침묵이 오히려
서로를 배려해주는 시간처럼 느껴지더라고요.

지난주에 오래된 친구랑 카페에서 만났는데
정말 한 30분쯤은 거의 말도 없이
그냥 각자 커피 마시고 창밖만 보고 있었어요.
근데 그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어요.

그 친구가 갑자기
“우리 아무 말 안 해도 되는 사이 된 거 같지?”
라고 웃으며 말했는데,
왠지 마음이 찡했습니다.

생각해보면,
서로에 대한 기대도, 설명도, 애써 맞추려는 노력도 없이
같은 공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편안할 수 있다는 게
참 귀한 관계 아닐까 싶어요.

관계란 게
늘 대화가 오가야만 유지되는 게 아니라,
그저 조용히 곁을 지켜주는 것만으로도
충분히 따뜻할 수 있구나… 하는 걸 느꼈던 하루였어요.

혹시 여러분 주변에도
말은 없지만 편안한 사람이 있나요?

그런 사람과는
굳이 뭘 하지 않아도,
뭘 설명하지 않아도
시간이 참 조용하고 고맙게 흘러가죠.

오늘은 그런 사람 하나 떠올리며
따뜻한 커피 한 잔, 조용히 마셔봤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