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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> > 오늘 퇴근하고 기분 전환 겸 >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동네 한 바퀴 걸어봤어요. > 요즘은 날씨가 선선해서 걷기 참 좋잖아요. > 딱 바람만 스쳐도 기분이 조금 나아지는 그런 계절이요. > > 그러다 우연히 평소에 못 보던 골목 안 책방 하나를 발견했어요. > 밖에서 보기엔 그냥 조용한 건물 같았는데 > 문 옆에 손글씨로 적힌 종이 하나가 붙어 있더라고요. > > "조용히 책 냄새 맡으며 쉬어가세요." > > 순간 너무 따뜻한 문장이어서 > 끌리듯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. > > 안에는 조그만 책장 몇 개, > 누렇게 빛 바랜 소파 하나, > 작은 테이블 위에 말라가는 꽃 한 다발. > 배경으로는 옛날 LP음반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피아노 음악. > > 책방 주인분은 제게 말을 걸지 않았고, > 저도 말없이 책 한 권을 뽑아 앉았어요. > 그냥 그 공간 자체가 말을 하지 않아도 충분한 느낌이더라고요. > > 책을 몇 장 넘기다 보니 > 글 내용보다 ‘이 시간이 너무 좋다’는 감정이 먼저 들더라고요. > 요즘은 뭔가를 ‘읽는 시간’보다는 > 그냥 가만히 있는 시간이 더 귀하잖아요? > > 결국 책은 다 읽지도 못했지만 > 조용히 책장에 다시 꽂고, > 감사하다는 눈빛 한 번 주고 나왔습니다. > > 그리고 돌아오는 길, > 괜히 마음이 조금 정리된 느낌이었어요. > > 그 책방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> 아마 다시 찾게 될 것 같아요. > 그리고 그 골목을 지날 때마다 > 오늘의 그 고요한 기분이 떠오르겠죠. > > 혹시 지금 마음이 조금 복잡하시다면 > 동네 골목 어딘가, 조용한 공간을 한 번 걸어보시는 건 어떨까요? >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그런 시간이 숨어 있을지도 몰라요. > 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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